산행 후기

#산에서 내려와서 하는 이야기산행 후기 전편 (2010- 2018)

민평화님의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3탄/ Kilimanzaro. Serengetii National Park>

Author
진선미 진선미
Date
2019-11-24 23:38
Views
1000


다음은 민평화님의 Kilimanzaro, Serengeti national park (11/7~11/20/2019)  다녀온 기록입니다.



“구름인가 눈인가 저 높은 곳 킬리만자로"

오늘도 나는 가리 베낭을 메고 산에서 만나는 고독과 악수하며 그대로 산이 된들 또 어떠리. 처음 킬리만자로를 가자는 말을 들었을 땐 그렇게 먼 곳을? 아프리카에서 제일 높다는데 글쎄..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다 이것저것 뒤져보며 욕심이 나 황열병 주사 맞으며 준비를했다. 마치고 난 느낌은 딱 위의 조용필의 노래 가사 그대로.

[ 11/7~11/8 ]

휴스톤-암스텔담-킬리만자로 여정(20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한 일행들과 암스텔담에서 만났는데 거기선 28시간 여정이란다.탄자니아 모시에 밤10시 도착. 밤늦게 현지 에이전시와 간단 미팅 후 호텔로 갔는데 다음날 나와보니 주변이 참 아름답다. 소박하며 정갈하고 처음 듣는 새소리가 정겹다.

오늘은 산행 전 고산 적응을 위해 맘껏 쉬는 날. 서울의 큰 동네만한 모시 시내를 걸어서 구경하고 현지인에게 낚여 출처를 알 수 없는 꼬치를 가젤이라고 속아주며 바가지도 쓰고 서서히 탄자니아를 즐겼다.




[ 11/9~11/14]

5박6일. 사람들이 제일 많이 오른다는 Marangu 코스로 일정이 잡혀있다. 킬리만자로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5895미터(19,341ft). 당연히 산 정상은 만년설로 덮여 있고 빙하가 거대한 벽을 서고 있다.



산 입장료만 백만원을 훌쩍 넘고 현지 가이드, 포터들과 반드시 동행해야한다. 아침 일찍 우리 일행을 도와 줄 가이드들과 포터들과 인사 나누고 출발. 일행 6명에 가이드 6명, 요리사, 포터들 총20명이 한 팀이다.동네룰 벗어나자 어디서든 포스터같은 킬리만자로가 보인다.



오늘 일정은 마랑구 게이트에서 입산 허가서 받고 만다라 헛까지 2700미터를 오른다. 이 지역은 적도답게 열대우림. 오랜 세월 이끼를 덮어 쓴 고목들과 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놀고 있는 원숭이들, 커메레온.. 처음 보는 경치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헛에 도착.





헛에 도착하니 여러나라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를 하며 즐겁다. 우리도 과연 모두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걱정 반 기대 반으로 킬리의 품에서 첫 밤을 지냈다.




11월 11일.  적도 부근이라 그런가, 아침 5시면 해가 뜬다. 달은 달대로 반대편에 환하게 비추고 있는데. 오늘은 Horombo hut(3700m)까지 고도를 서서히 높이고 물을 하루에 3리터씩 마시라고한다. 이곳은 관목지역. 열대우림을 벗어나자 키가 작은 나무들과 아프리카에만 산다는 자이언트세네시오가 많다.여기서부터 눈 덮인 킬리만자로와 마웬지봉을 마주하며 구름이 산 중턱에 걸려있다.



가이드는 계속 뽈래뽈래(천천히)라 하며 잔걸음을 한다. 호롬보 헛에 도착하니 A자형으로 늘어선 헛. 더할나위없이 평화롭다. 노을은 온 하늘을 삼켜 버릴 듯 불타고 별은 손에 닿을 듯 하다.






11월 12일.  오늘은 호롬보 헛에서 Zebra rock까지 고도를 올렸다 다시 내려오며 고산 적응 하는 일정. 고산증 약 대신 물을 3리터씩 마시고 기압이 낮아서 내장의 압력은 팽창 하나보다. 서로 화장실 들락 거리느라 바쁘다. 자연에 순응하는 보잘 것 없는 인간의 몸.






느긋하게 아침 먹고 얼룩말 바위까지 산책하듯 다녀왔다. 노을을 바라보며 가져간 에세이도 읽고 정상을 갔다 온 사람들에겐 무용담을 실패한 사람들에겐 위로를 하며 한가한 산 속에서의 하루다.





11월. 13일 . Kibo hut(4700m) 정상 가기 전 마지막 헛까지 오후 3시에 도착하고 쉬었다 밤 12시에 정상으로 출발. 키보헛까지 가는 길은 Alpine desert zone. 끝이 보이지 않는 그 길은 순례이다. 천천히, 그리고 각 자의 삶을 곱씹으며 걷느라 아무도 말이 없다.가지 않은 길, 끝이 없는 길, 아무도 모르는 길..

11월 14일. 밤11시에 누룽지로 허기만 채우고 장비 검사를 받고 12시 출발.정상까지 보통 7시간 예상 한다는데  그저께부터 20년만에 눈이 제일 많이 왔단다. 가이드가 일대일로 붙어 반보씩 앞으로 나간다. 두발짝 딛으면 한발짝 미끄러지고 헤드렌턴 불빛이 끝이 없다.



지그재그 눈 길은 가도가도 끝이 없고 눈이 다시 오기 시작해 앞이 보이지 않는다. 서서히 고산증으로 두통을 호소하고, 토하고,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일행도 있다. 그래도 가이드는 눈에 촛점만 있으면 It’s normal. or Tomorrow is anotherday. 라며 독려한다.

도무지 끝이 없을 것같던 그때쯤 5675m 의 Gilman’s Point가 나타난다. 그 뒤로 한 점 흠없는 분화구가 펼쳐져 있고. 자연을 보고 순결하다 느끼는게 맞나. 주체할 수 없게 눈물이 난다. 힘들어서인지, 이제 조금만 더 가면 된다는 안도감인지 알 수 없는..









여기서부터 정상인 Uhuru peak 까지 한시간이면 된다는데 눈때문에 예측할 수가 없다. 정상을 밟고 내려오며 만나는 사람들도 조금만 힘내라고, 거의 다 왔다고 진심 어린 응원을 해 준다. 그렇게 Stellar Point를 찍고 다시 온 힘을 다해 Uhuru Peak 을 만났다.

내 가이드와 얼싸안고 뒤에 오는 길벗들과 부둥켜 안고 모두 하나가 되는 감격이다. 얼마나 다 들 정신이 없던지 태극기도 뒤집어 들고 사진 찍고, 성조기로도 찍고 잠시 벅찬 가슴을 만끽하고 하산길로 들었다.









내려오는 길은 화산재에 눈이 덮여 푹푹 빠지고 다시 진눈깨비가 내려 징글징글한 길. 내려와서 잠시 휴식 후 호롬보까지 또 가야한단다. 오늘 하루에 눈 덮인 산을 쉬지 않고 15시간 이상 걷고 5000ft고도를 올렸다 7000ft를 내려왔다.

11월15일. 호롬보에서 마랑구게이트까지 (19km) 힘들었지만 6명 모두 정상에 오를 수 있어 얼마나 감사한지. 서로의 에피소드를 나누느라 또 얼마나 즐거운지. 게이트에 도착해 사인하고 완주증을 주는데 기록도 있다. 밤12시 출발, 오전 8시43분 정상.



옆에서 말없이 도와주는 손 길이 없으면 절대 못했을거라고 입을 모은다. 우리네 인생도 그렇지. 나에게 손 내밀어 주는 모든 이에게 감사를 보낸다. 함께 걸어준 길벗들에게 사랑도..  참으로 감사하고 소중한 경험이다

Total 1

  • 2019-11-25 10:03

    축하합니다.
    출발하기 전주에 아프리카 최고봉을 오른다는 애기듣고 놀랐었는데, 그 기대를 이루고 나니 더욱 놀랐습니다.
    작은 체구에 어떤 그런 용기가 낳는지 참으로 반갑습니다. 돌아 오셔서 우리 후발대도 잘 다녀올수 있도록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
    작은 체구, 높은 기상, 우리 그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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