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후기

#산에서 내려와서 하는 이야기산행 후기 전편 (2010- 2018)

8/21/2021 Momyer Creek to Dobbs Cabin ( 3,123 ft, 12.9 mi)

Author
무타 무타
Date
2021-08-26 06:59
Views
563
1. 독수리 3형제

아침 6시40분. 
2차 집결지 맥도날드에서 접선 완료.
그런데 달랑 셋이다.
회장님께서는 아셨는지 따뜻한 커피 3잔을 미리 뽑아 놓으셨다.
회장님 하기 참 힘들다.
거기다가 오늘처럼 참석 숫자가 적을 때는 힘까지 빠진다.
개인적으로 이런 일로 여러번 고심해 본 터.
이럴 때는 양보다는 질로 간다.
한 명 한 명이 서로에게 중요해졌다.
독수리 3형제 화이팅!

2. 돌돌돌, 산행 시작

7시 20분.
이른  아침에 하는 운동은 뭐든지 좋다.
산행은 더욱 그렇다. 상쾌함 신선함 뿌듯함...
짐을 꾸려  비비안크릭에서 2마일 정도 못미친 모마이어 크릭 트레일 헤드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어라, 그동안 비비안 크릭 건널 때는 물을 못 보았는데  여기는 제법 물이 있네?
저 아래 하천 가에  즐비하게 차들이 주차하고 있던 사연을 알겠다.
다들 돌들 사이 돌돌돌 흐르는 개울물에 물놀이 왔구만.

3. 3마일

지나온 계곡을 굽어보며 숨바꼭질 하듯 크게 돌고 돈다. 
왼쪽으로 1마일 오른쪽으로 2마일 오르니 샌 골고니오 싸인판이 우리를 반긴다.

4. 첫 삼거리

9시40분.
첫번째 만나는 삼거리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샌 버나디노 이스트 픽은 산행금지인 모양이다.
답스 캐빈 캠프 가는 길을 버려두고 Alger Creek 캠프 길로 접어든다. 
1마일을 오르고 평지를 0.5 마일 정도 가니 큰 나무 뿌리 밑에서 가는 빗줄기 마냥 근원도 없이 물이 나온다. 
참 신기도 하지.
이렇게 큰 필터를 갖은 정수물이 또 있을까.
시원한 것은 기본. 온갖 미네랄의 미네랄 킹 샘이다.

5, Alger creek camp

0.5마일 정도 내려가니 또 개울이 있는지 물소리가 제법 크게 들리고 바로 Alger 캠프 그라운드 표지판이 보인다.
그룹 텐트 치기에 마땅한 곳이 크게 두 군데나 되고 물도 많이 흐르고 이리 저리 갈라지는 트레일도 있으니 맘 먹고 2박3일 정도 뜻 맞는 산우들과 다시 와도 좋겠다.  찜해 둔다.

6. 나무들의 무덤

두번째 개천을 지나 0.6 마일 오르면 이른 바, “나무들의 무덤”의  시작이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0.5마일 가량 무수한 나무들이 꺾어지고 넘어진채 널브러져 있다.
심심산골에 천둥 번개와 함께 빗소리 그날 나무들의 울부짖음이 들려오는 듯 하다.
종일 아니면 며칠에 걸쳐 난리를 치룬 나무들이 여기저기 무방비로 누워 시간을 먹으며 흙이 되어 가고 있다 .
참혹하고 무상하다.

7. 또 삼거리, 또 개천

나무들의 무덤을 지나 0.1마일 오르니 또 삼거리다. 
Saxton trail camp로 간다는 싸인판을 왼쪽으로 끼고 한사코 오른쪽으로 오른쪽으로 가니 목적지가 코 앞인데 여기서 잠깐만.
바로 앞에 이 곳 주인님이 누워 계신다.

이 분, 100미터가 넘는 거구에다가 참 묘하게 생기셨다. 
그러고는 손님이 왔어도 누우신채로 그냥 넘어갈 수 없다 한다.
예의를 갖춰 꾸벅 인사로 통과하니 개천에 맑은 물이 흐르고 바로 우리의 종착지 Dobbs Cavin  캠프 그라운드 도착이다.
11시 10분,  5.9마일 지점. 
이제는 내려갈 일만 남았다.
자리를 잡고 냠냠 태세 돌입.

8. 하산길

아네스님이 정성스럽게 싸주신 도시락을 깨끗히 비우고 누워서 음풍농월 하기도 잠시, 떠나 온 자리를 향해서 다시 출발이다.
12시 20분.
오르고 내리고 나무들의 무덤을 지나고 나니 다시 되돌아 와서 만나는 개천. 
와우 이번에는 그냥 갈 수 없잖아?
발이라도 담그고 가야겠다.
그런데 10초이상 담글 수가 없다. 차도 차도 너어무 차다 ㅠㅠ

9. 눈 앞에 보고도 못 가는 이 신세

다시 아까 그 삼거리다.
가는 길은 있는데  못 간다는 샌버나디노 이스트로 가는 길목.
작년에 불이 났는데 신기하게도 그 능선 쪽으로만 타서 휴식년이 필요하단다.
길을 두고도 못 가니  더욱 궁금할 밖에.
못 이기는 척하고 0.3마일 올라가 보았더니 이런 광경.

10. 또, 독수리 3형제 화이팅!

산행 초입에 건넜던  돌 개울과  인공 돌다리 건너서 주차장에 도착하니 3시46분. (이것은 정확한 시간. 처음부터 후기를 쓸 생각으로 메모. 나의 주도 면밀함 ㅎㅎ)
정만 회장님께서 괜찮다는데도 한사코 고생한다고 멕시칸 식당에서 맥주를 쏘시겠다고 한다. 
그럼 그러시라..ㅎㅎ
그래서 갖게 된 오늘의 하일라이트. 
인생 보따리도 풀고 밝은 앞날도 도모하며 앞으로 좋은 일만 빵빵 터지기로 셋이서 또 화이팅!
셋이지만 셋이니까 서로 더욱 귀하고 좋았던 시간. 
상념의 시간.
해는 저물고,
이만하면 오늘도 "저희들 잘 살았어요."
일기 끝.
Total 2

  • 2021-08-26 16:35

    당일산행 수기를 이렇게 버라이어티하게 쓰시다니 체력왕이 글솜씨까정 좋으시면 우리같은사람 어떻게하라고^ 잘 읽었습니다..~


  • 2021-08-26 22:23

    오랜만에 3명이 단촐하게 걸었는데, 이런 즐거움도 있네요.
    "저희들 잘 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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