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그린산악회 회원님의 소리 기록물#

무타의 White Baldy. 1/6/2019

Author
진선미 진선미
Date
2019-01-06 21:43
Views
794






























Total 5

  • 2019-01-06 22:35

    2019년 새해 첫 산행, 이름하여 ‘발디 눈 산행’ 되겠다.
    혼자 가는 것은 이미 철 들었을 때부터 익숙하다.
    그래도 진선미가 짐을 꾸려주지 않았다면 아마 포기했을 거다.
    그만큼 나이를 먹은 건가?
    내 짐 싸달라고 부탁해 보기는 이번이 아마 처음. 새해 벽두부터 저질 체력 실감이다.
    뭉그적뭉그적 하다가 집을 나서니 57번 하이웨이 먼 발치에서 눈 산들이 띠를 두르고 나를 부른다.

    헌데 헉, 발디 주차장이 아직 멀었는데 이미 차들이 서행이다. 이 길이라면 자전차로도 와봐서 호기롭게 옆에 주차하고 밑에서부터 걷기로 한다.. 가다 보니 차들이 고바위를 못 올라가니 체인 끼느라 무한 정체한 거다. 내리길 잘 했다는 생각도 잠시, 헉, 발디 주차장이 텅 비어 있다. 아 이래저래 출발부터 엑스트라 1.2마일 추가 되겠다.

    트레일 헤드에서 게이터 장착하니 10시10분.
    자 출발이다.
    헤드부터 눈으로 시작하기는 내 기억에 처음이지 쉽다.
    오길 잘 했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신작로를 벗어나니 바로 등산로가 가파르게 시동을 건다.

    그런데 어라, 산에 오르는 이가 보이지 않는다 . 아무리 일요일 이라지만 거의 혼자 전세 낸 분위기다. 호젓하니 참 좋다.
    오가며 내내 아마 40여명이나 만났을까...

    스키 헛에서 쉴 새도 없이 물 한모금 먹고 크램폰 장착하고 다시 오른다. 인적이 드물어 직벽은 아예 포기하고 새들을 향해 고고..
    그런데 웬걸...오랜만에 해보는 거라 어설펐던지 크램폰이 벌써부터 혼자 논다. 손 시러운데 다시 손보기를 몇 번, 증말...
    그래서인지 가파른 새들 올라채기가 참 더디다.
    스키헛까지 2시간이라면 적어도 정상에는 2시까지 도착해야 하는데
    길은 여러갈래지 크램폰은 찌그덕 빠그덕, 스틱 하나는 고장나 그렇다고 도끼 빼기는 그렇고 해서 에이, 스틱 하나로 오른다.
    체력방전에다 올라갈수록 추워지면서 손가락도 시럽고 입맛도 없어서 그냥 사과 네 조각으로 시장기를 달래고 쉬지않고 오른다.

    이 와중에도 내심 감탄 연발이다.참 이렇게 고르게 쌀가루를 뿌려놓으셨다니 참 부지런도 하시다. 그것도 발이 푹푹 빠질 정도이니 너무도 감사하다. 내 눈길 가는 사방은 말로는 다 표현 못할 진경 산수화 화폭이다.
    뿌듯하고 뿌듯하다. 이 맛을 누가 알까...하자니 드디어 반가운 단골 점심 장소 도착이다.

    내친 김에 쉼없이 20여분 오르자니 찬 바람이 씽씽 부는 정상!
    2시 10분 도착이다.
    나 혼자다. 아무도 없고 오직 바람과 구름과 눈 바다 속에 홀로 선 나와 표지석 뿐이다.
    혹시 있을까? 발디 정상을 혼자 독차지한 적이 누구엔들 있을까?? 생각해 본다. 아, 이 순간이 소중하고 소중하다.

    하지만 추워서 더 이상 발디 지킴이 됨을 포기하고
    하산 길을 잡고 사뿐 사뿐 내려간다.
    충만된 뭔가를 가슴에 담고 미끄럼도 타고
    옆으로 게 걸음도 하고 직각으로 푹푹 찍기도 하면서
    가볍게 가볍게 내려오자니 1시간만에 스키헛 도착.
    3시 10분이니 6시 저녁 약속에 늦지 않겠다 싶다.

    이제 걸리는 것 없으니 발 가는대로 마음 가는대로 자유시간, 경계경보 해제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든다. 짐 챙겨준 진선미가 고맙고, 단체 카톡에 ‘발디 가실 분?’ 했는데 아무도 반응이 없으셨으니 다들 바쁘신가? 요새 정기 산행에 왜 참석자가 적지? 가게는 올해 어떻게 잘 꾸려나갈까? 참 골프도 이왕 치는 것 좀 잘 칠 수 없나? 뭐 이런 저런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데 벌써 소방도로다..

    다시 한번 조물주님이 참 부지런하시다고 새삼 느낀다. 아침 신작로에 그 많던 눈들이 그 새 다 녹았다. 잠시 산 정상을 다녀왔을 뿐인데 그 많던 쌀가루들을 다 치우셨다니 그 일하심에 경외를 표할 수 밖에....

    폭포마저 어느 때 보다 힘찬 소리를 내며 나의 하산을 축하해 준다. 다 고맙다.

    트레일 헤드부터 정상까지 눈.
    눈 덮힌 발디 정상, 그 위에 선 단독 지킴이...
    아 어찌 오늘을 잊을 수 있으리요!

    무타 서


  • 2019-01-07 08:56

    감탄입니다.사진 환상이죠,글멋지죠,마음씨 예쁘지요.더할말이 없습니다.


  • 2019-01-07 19:01

    우~와 날 지대로 잡아 갔네요.
    하루상관에 발디가 완전 다른 모습이네요
    돌아오는 주말 산행도
    어딜가든, 더 장관일거 같다는 예보인데요....


  • 2019-01-08 10:40

    글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사진의 구도가 환상입니다. Fantastic!!!


  • 2019-01-09 20:21

    좋습니다 감탄입니다
    토욜날 안갔으면 동행할수 있었는데 아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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