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그린산악회 회원님의 소리 기록물#

구름과 안개를 헤치며 오른 Timber ( 장길산 )

Author
nemo nemo
Date
2018-07-30 19:56
Views
1042
[산행 후기]에는 아직 쓰기 권한이 없는 준회원이라 여기에 올립니다.

어제 소피아님과 이런저런 얘기중 글 자주 올려 달라는 말씀이 힘이 됐습니다.


그린 산악회 사이트에 조금이라도 읽을 거리를 올린다는 생각으로 간간이 글 올려보겠습니다.



27091913_1.jpg



보이는 세상이 온통 컴컴하고 희뿌연한 구름과 안개로 덮여 있다.

5월의 마지막 주말인데도 아직 춥다.


한 달여 만에 등산을 하기로 한 날 새벽 무심코 스마트 폰을 켜니 황당한 뉴스가 뜬다.

바로 몇시간 전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간의 2차 남북 정상회담이 끝났단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건 지금의 한반도를 둘러 싼 정세와도 판박이다.


이것저것 준비를 하고 간만에 Timber를 오르기위해 새벽 길 프리웨이를 달린다.

메모리얼 데이 연휴라 그런지 평소 토요일보다 트래픽이 없어 1시간 10분여만에 주차장에 도착했으나

전혀 Space가 없다. 다시 돌아 나와 한참을 내려오다 적당한 곳을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근데 좀 찜찜하다 아무리봐도 Private Space같다. 에이 뭐. 별 일 있겠어. 연휴인데


산악회 회원들과 만나 인원 점검을 하고 7시 45분 등산 시작.

몇번 본 낯익은 얼굴, 처음 보는 회원들 다 반갑다. 그저 산이 좋아 새벽을 깨우고 달려 온 사람들이기에 긴 말이 필요없다. 1.7마일을 돌아 올라 가는 Cedar Glen Chapman Trail로 오르기로 한다.


공기가 싸늘하다. 약간은 춥다고 느낄 정도.

안개와 구름이 몰려 온다.


27091913_2.jpg


앞이 훤하게 보이던 곳에 구름과 안개가 순식간에 몰려 들더니 어느새 한치 앞도 안 보인다.

가끔 빗방울도 뿌린다. 산에서의 날씨는 참으로 변화무쌍이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27091913_6.jpg


그동안 살아오면서 우리 또한 한치 앞도 안보이는 캄캄한 상황에서 절망에 빠져 허우적 댄 적이 있지 않은가. 그러나 시나브로 기다릴 일이다. 아무리 험하고 짙은 안개와 구름이 덮쳐도 기다리다 보면 어느새 언제 그랬냐는 듯 시야는 말끔하게 맑아져 있다.



27091913_3.jpg


세월의 풍상을 맞으며 언제부터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지 모를 '살아 백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을 만난다.


27091913_4.jpg


드디어 Timber정상에 섰다.

8,303 ft의 정상은 이제 그리 힘들지 않게 올라 올 수 있는 동네 뒷산 같은 친근한 산으로 자리했다.


27091913_5.jpg


오랜만에 반가운 산우들과 피톤치드향을 듬뿍 마시며 조금은 쌀쌀한 산에서의 정기를 가득 담고 돌아 온 주말 산행. 다시 한 주일을 살아갈 새 힘을 얻는다.


역시 난 산이 좋다. 다음 산행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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