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후기

#산에서 내려와서 하는 이야기산행 후기 전편 (2010- 2018)

2019 JMT 를 다녀와서 ..3편 둘째 날

Author
RYAN RYAN
Date
2019-08-24 09:42
Views
883
우박을 맞으며 걷다.

우박과 비가 억수 같이 쏟아지니 길이 물이요 물이 길이다  흙탕물이떼를 지어 흘러내리고 하얀 우박들 이

흘러 내리는 물에 얹혀서 구름같이 길을 막아서곤한다 ,너무 많이내려 한동안 소나무 밑에서 피해 보기도 하지만

아직도 갈길이 멀다. 발은 젖은지 오래고 우의가 없는 나는 팬티까지 젖어온다 물론 위에는 입었지만 ....

판쵸를 두고온나를 두고 두고 원망하며 쏟아지는 비와 우박을 맞으며 간다,,

여기서 경치가 좋아서 사진 찍어 달래는 수지님께  - 카메라도 없는 사람이 사진은 왜 자꾸 찍어달래-라고 면박을 줬다가

수지님께 혼? 나고 두고두고 후회를 했다^!^. (변명이지만 너무 힘들었던 순간들 이였거던)

팀은 어느새 조각이 나서 케빈 수지님 / 단회장님과 나 / 무타대장 가족과 꽃님으로 나뉘었다

Garnet Lake 를 감상도 못하고 길을 찿아 헤메고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Ruby /Emerald Lake 도 그저 떨어지는 빗방울과

우박이 만드는 원을 그리는 호수 표면만 보고 지나쳐 간다

마치 그곳에는 뽀송뽀송한 땅과 비와 우박이 없는 곳이기라도 하듯...

무타대장이 앞장을 서서 Thousand Island Lake 에 도착 캠핑할 자리를 찿는다

그즈음에야 우박이 멈추고 가는 비로 변한걸 안도의 한숨으로 달래고(2 시간은 넘게 우박이 쏟아졌다)

도대체 1000개의 섬이 어디 있느냐고 눈으로 헤아릴 즈음. 무타대장 왈, 어! 비가 많이와서 섬이 다 잠겨 버렸네요....

거참 100개도 안돼보이는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게 아닌데도 못내 아쉬운건 왜 일까 ? Beach 도 있다고 했는데...

그야말로 비가 잦아진 그 20분동안 (안내린거 아님) 텐트치고 밥해먹고 .. 완전히 물먹은 옷을 입고 텐트속으로 들어간다

걷는 동안 속옷까지 젖어버린 나는 제 체온증 이 약간 온듯한 .. 몸이 떨리고 추워지는 현상이 우박이 한참 쏟아질 때 부터 왔는데

다행히 텐트속으로 들어와서 몽땅? 벗고 새옷으로 갈아 입으니 좀 따스해 졌다 다행인것은 나는 Shadow Lake 에서 빨래를 하지 않아 마른 옷이 그대로 있었다는거...서둘러 침낭 속으로 들어가서 발 밑에 일회용 팩(수지님이 준)으로 약간의 온기를 만든다

텐트를 두드리는 빗소리, 그리고 텐트안의 공명, 나뭇잎에서 떨어지는지 큰 물방울 소리,그렇게 끊임 없는 두드림 속에서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 내가 왜 여길 왔을까? 따스한 침대가 그립다..와이프가 왜 그고생을 하러가요?.. 그곳에 산이 있으니까.한두번 쯤 말리던 그때

그만 뒀어야 하나!! 내일 또 비가오면 어쩌나?  이젠 갈아 입을 옷도 없는데...

저 체온증이 나타날텐데... 다리는 아프지 않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걸을까?

빗소리가 희미해져 간다.. 수면제가 나를 깊은 잠속으로 재촉을 한다

비는 내리고 밤은 깊어가고(겨우 9시 반 됐을까?) 잠도 짙어간다

풀위에 친 텐트 밑으로 물이 흘러갈텐데.. 물이 많아지면 텐트 속으로 물이 들어올려나.....

눈을 뜨니 새벽 3시다 이때쯤은 비가 한두방울로 바뀌어져 있다 몸은 무겁고 시간은 이르고

침낭속에서 부시럭 꼼지락 꼬물락 뒤척이다가 5시가 되자 작은 삽? 을 들고 산을 오른다

무겁던 배가 쑥- 내려가는 후련한 느낌과 앉아서 바라보는 새벽녘의 호수, 그것도 비온 뒤의 그 아스라함..

물에 비친 산 그림자들의 희미함, 뿌연 비 안개, 그리고 목 만 내밀고 있는듯한 섬들 섬들...

수지님도 그랬다 " 그렇게 아름다운 호수를 바라보며 똥 눠 봤냐고"ㅋㅋㅋㅋ

축축한 땅과 나무와 공기와 구름속에 또 삶을 견뎌내기 위해 아침을 먹고(오이지 멸치볶음,김치 갈치속젓)

비에젖은 텐트와 옷과 백팩을 삶의 무게 처럼 짊어지고 길을 떠나야지 ...

영혼을 카메라에 담고  추억을 순간으로 남겨 놓고    자..또 가자 걷는것이 살아 있는거다

오늘은 두번의 Pass 를 넘어야 한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고 구름낀 하늘에 손바닥 만한 푸른 하늘이 보여서 다행이다

혹시나 내려가려나...? 무타대장이 그래도 나는 갈겁니다 한마디에 묵묵히 따르기로 한다

(간밤의 고뇌는 순식간에 사라져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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