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내려와서 하는 이야기# 산행 후기 전편 (2010- 2018)
6/25/2022 뙤약볕 Wilson, 물통 하나로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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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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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7
새벽 5시반.
잘 적어둔 메모장일랑은 꺼내보지도 않고
보이는대로 주섬 주섬 쑤셔 넣는다.
미리 짐을 꾸려 놓은 적도 없다보니
어떤 날은 모자 어떤 날은 장갑
어떤 날은 폴대, 이런 식으로
가끔 뭐가 빠지기도 하는데
요새는
하나라도 빼고 챙기는 것 만큼은
빼먹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그것들 없어서 갈 데를 못 간 적이 있었던가.
집을 나선다.
약속 장소에 정시 아니면 1분 늦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카풀장에 여유롭게 도착했다.
" 차 뽑기가 겁나 심들대요. 비싸기도 하고. 새 차 뽑았으니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
리틀러님을 모시고 Sierra Madre에 도착하니
이미 차들이 빼곡하다.
0.2마일 떨어진 주택가에 차를 대고 보니
오붓하게도 (처음 뵙는) 산토끼님, 라이언 리틀러 선배, 나,
이렇게 달랑 독수리 4남매다.
라이언 선배 따라서 체조로 몸을 푸니 7시 20분.
윌슨을 만날 준비 끝.
남가주 6팩 중에서 유일하게 여태 못가 본 ,
그래서 기대를 갖고 처음 가는 길이다.
왕복 14마일에,
중간에 물은 있겠거니,
대충 어림잡고 트레일 헤드에 접어든다.
요새 날씨가 그러기도 하지만
어째 시작부터 민둥이면서 해가 쨍한 것이
꽤 덥겠구나 싶다.
얼마나 일찍 왔는지 벌써 정상 찍고 뛰어 내려오는 산악 마라토너도 있고
간간이 인간 트래픽도 있다.
잡목만 있는 산허리를 돌아서 1마일 가니
오른편으로 계곡 가는 길이 갈라진다.
여기서 쉬어 가자.
좀 덥고 달랑 물 한병이 조금 걱정되는 것 말고는 견딜만 하다.
눈길 머무는 것마다 아침 정기를 품어내 주니
사방이 신선하고 평화롭다.
쉬는데 리틀러님께서 물 여유분 좀 줄 수
있고
이제부터는 그늘로 접어 든다고 하시면서
당신은 며칠 전에 Rae Lake Loop 백패킹을 다녀 오신 뒤라
세 명은 Manzanita Ridge 벤치(4.9마일)까지만 가겠으니
나 혼자서라도 정상까지 다녀오라 하신다.
"그렇다면 저야 뭐...다녀와야죠"
12시 반까지는 점심 안먹고 기다리겠다고 하시니
그 안에 혼자 다녀 오려면 서둘러야겠다.
일어나 길을 재촉한다.
아무리 그늘이지만 제법 오르막도 있고
햇볕과 그늘이 들락날락 밀당 중이라 쪼까 덥다.
물 한병을 찔끔찔끔 아껴 마시면서 조심스럽게 초행길을 짚어간다.
좀 오르자니 실개천도 있는데 생수로 담기에는 깨끗하지도 않고 양도 애매하다.
산 허리를 한참 돌고 도니 다들 쉬어가는 곳인지 아늑하다.
이미 몇 명이 무리지어 쉬고 있는데 저 쪽에 한국 분들도 보인다.
오차드 캠프.
여기까지 3.4마일이나 왔을까.
지루하지도 그다지 힘들지도 않았지만
부쩍 부실해진 체력도 달랠 겸 체면 가리지 않고 벌러덩, 쉬기로 한다.
뒷 팀은 안 보이고
싸인판은 앞으로 3.5마일만 가면 윌슨 정상이란다.
그러면 일단, 점심 때 만나기로 한 Manzanita Ridge 벤치까지 가 보자.
벤치까지는 1.9마일 뿐이라서 쉽게 생각했는데
오르막에 땡볕이기도 해서 겁나게 지친다.
등산객도 점점 뜸하다.
목만 간신히 축이며 아껴 마시자니
단숨에라도 남은 물을 다 마시고 싶을 정도로
덥고 목이 마르다.
이성으로 꾹 눌러서 참고 만자니타 리쥐에 도착하니
아, 정말 <벤치>가 있다.
10시30분.
베낭을 내리고 발을 쉬면서 머리 속을 굴려본다.
왕복 3마일에 점심 때까지 2시간 남았으니
천천히 걸은대도 충분하겠다.
과일을 / 층층이 싸 와서/사이좋게 나눠먹는/ 옆에 젊은/ 부부가 / 엄청/ 다/ 부럽다.
그 마음과 베낭은 여기에다 두고
절반쯤 남은 물통만 들고 피크 향해 고고씽.
느낌상 0.9마일 정도 올라가니 소방도로가
나오는데, 헉.
팻말을 보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숫자 표기가 모르는 사이에 바뀌기라도 했나?
쓰리쿼터 마일(0.75 mi)만 남은 줄 알았는데
1과 4분의 3마일, 그러니까 아직도 1.75마일 남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태 나는 뭘 올라온 건가.
분명 벤치에서 정상까지 편도 1.5마일이라고 했는데 1마일 오르고도 처음 거리보다 더 남았다고라??
뭘 잘못 기입했겠지,
합리적 의심을 하면서 소방도로로 접어든다.
그 사이 물은 3분의 1로 줄었다.
이제부터는 사방을 둘러봐도 그늘이라고는 없고
그저 타는 소방도로를 발로 타고 있는
나라는 인간 뿐이다.
와 덥다.
다시 벌러덩.
누구 사정 볼 것도 없고 큰 대짜(자)로 뻗는다.
누워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안테나 산이 윌슨인지
왼쪽 안테나 산이 윌슨인지 모르겠다.
다시 그 벤치로 돌아가자니 늦었고
이제는 물을 위해서라도 올라가는 수 밖에 없다.
타는 길에
타는 목마름 뿐인데
아뿔싸, 소방도로가 갈라진다.
왼쪽은 철제문으로
막혀 있으니 아마도 오른쪽으로 가겠거니 짐작은 가는데 마침
터벅터벅 등산객이 내려온다
내심 확신은 있으면서도 말을 붙여본다.
사실,
아까도 산악 달리기 하는 부부를 붙잡고 물었었다.
뛰어 올라가는 것을 아까 분명히 봤는데 내려오는 그들과 벤치 아래께에서 또 마주친 것이다.
"너 어디까지 댕겨 오니?"
하도 빨리 댕겨 오길래 물어본 건데
올더웨이 댕겨 온다며 "올 더 웨이"를 강조 하길래
혹 벤치까지만 다녀온 건가 싶으면서도
쉽나보다 했는데
이 꼴이 뭔가. 나는 거진 탈진 아닌가.
인간이 반가운 김에 그를 붙잡고 폭풍 질문이다.
얼마나 걸리냐? 이리로 쭉 가다 보면 나오냐 ? 물은 있냐??
30분 걸리고 물은 있고 카페도 오픈한다고 한다.
힘이 나니 턱 트인 저 편으로 엘에이 빌딩들이 눈에 들어오고
마음이 놓이니 별 생각이 다 든다.
냉커피라도 타올 걸. 맥주도 좋고.
집에 그 많은 보온병에다가 물통 놔두고
쓰잘데 없이 옷만 꾸겨 넣고 이게 뭐람. 아휴 참말로.
막바지 걸음질에 자책이 터지는데
전기 회사 시설과 송신탑도 다가갈수록 윙윙 전자파 왕발산 중이다.
근디 뭐여 왜 아무도 없어.
사람이라고는 안 보이니 물어 볼 수도 없다.
마침 지나가는 차가 있길래
워러 파운틴이 어디 있는 줄 아냐?
헌데, 모른다네.. 뭐여 시방...
물은 이미 바닥난 지 오래.
"글먼 너 주차장 카페는 아냐? "
사 먹을 요량으로 물었더니 카페 주차장은 "쩌어기"란다.
아 다 왔구나. 가자.
넓은 주차장을 끼고 카페, 그리고 WATER 싸인까지도 보인다.
더 이상 반가울 수가 없다.
무명이 번뇌를 낳는다고 했던가.
여기에 생수를 두고도 당장 없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니 내내 목이 타고 애가 닳을 수 밖에.
시간을 보니 11시 50분.
너른 피크에서 감격적으로 물배부터 채우고
한숨 돌리기는 했는데
남은 시간은 고작 30분이다.
2.7마일을 무슨 수로 내려 간담?
오늘은 뭐 하나 딱딱딱 풀리는 게 없는 날 맞다.
카페 주차장에서 1분이나 쉬었을까,
무전기 켜고 내려 가면서
갈라지는 길이 나올 때마다 "그린그린" 불러 보지만 응답이 없다.
뒷 문 신작로 따라서 1마일.
좌회전 해서 소방도로로 0.5마일.
또 좌회전 해서 0.9마일 내려 오자니
드디어 무전기가 터지고,
한 바퀴 스위치백으로 도니
아, 아까 그 벤치에, 아까 우리 그린 산우들!
점심도 안먹고 기다리고 있다.
오메 반가운거.
참말로 이게 뭔 맘고생 몸고생인고...해 대던 온갖 타박은 다 녹아지고,
산토끼가 내주는 냉커피는 겁나게 꿀맛이고,
두고 간 베낭도 물론 안녕하시다.
나만 잠깐 그 몸부림 했을 뿐
세상은 끄떡도 없이 잘만 있다.
맛난 도시락에다가 내 무용담을 섞어 나누면서 비로소 알게 된 사연.
이 몸이 길을 소방도로로 잡아든 탓에
원래보다 왕복 2.4마일을 더 길게 돌아서 왔다는 것이다.
옴마야, 긍께 그 카페 주차장 가는 트레일이 따로 있었다고요?
편도 1.5마일이 2.7마일로 늘어난 사연을 이해하고 나니
허 참 사서 고생했구나...
그런데 느닷없는 성취감이 찾아 오면서
점심 후 하산길이 이리 가벼울 줄이야.
뙤약볕에 물 한 병으로 각인된
총 16 마일 마운틴 윌슨행을
여기에 이렇게 기억하여 남기면서
노파심에 당부 한마디 붙인다면,
여러분,
여름 산행은 물을 충분히 준비해서 갑시다!
끝
잘 적어둔 메모장일랑은 꺼내보지도 않고
보이는대로 주섬 주섬 쑤셔 넣는다.
미리 짐을 꾸려 놓은 적도 없다보니
어떤 날은 모자 어떤 날은 장갑
어떤 날은 폴대, 이런 식으로
가끔 뭐가 빠지기도 하는데
요새는
하나라도 빼고 챙기는 것 만큼은
빼먹지 않는 편이다.
그렇다고 그것들 없어서 갈 데를 못 간 적이 있었던가.
집을 나선다.
약속 장소에 정시 아니면 1분 늦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카풀장에 여유롭게 도착했다.
" 차 뽑기가 겁나 심들대요. 비싸기도 하고. 새 차 뽑았으니 오늘은 제가 모시겠습니다! "
리틀러님을 모시고 Sierra Madre에 도착하니
이미 차들이 빼곡하다.
0.2마일 떨어진 주택가에 차를 대고 보니
오붓하게도 (처음 뵙는) 산토끼님, 라이언 리틀러 선배, 나,
이렇게 달랑 독수리 4남매다.
라이언 선배 따라서 체조로 몸을 푸니 7시 20분.
윌슨을 만날 준비 끝.
남가주 6팩 중에서 유일하게 여태 못가 본 ,
그래서 기대를 갖고 처음 가는 길이다.
왕복 14마일에,
중간에 물은 있겠거니,
대충 어림잡고 트레일 헤드에 접어든다.
요새 날씨가 그러기도 하지만
어째 시작부터 민둥이면서 해가 쨍한 것이
꽤 덥겠구나 싶다.
얼마나 일찍 왔는지 벌써 정상 찍고 뛰어 내려오는 산악 마라토너도 있고
간간이 인간 트래픽도 있다.
잡목만 있는 산허리를 돌아서 1마일 가니
오른편으로 계곡 가는 길이 갈라진다.
여기서 쉬어 가자.
좀 덥고 달랑 물 한병이 조금 걱정되는 것 말고는 견딜만 하다.
눈길 머무는 것마다 아침 정기를 품어내 주니
사방이 신선하고 평화롭다.
쉬는데 리틀러님께서 물 여유분 좀 줄 수
있고
이제부터는 그늘로 접어 든다고 하시면서
당신은 며칠 전에 Rae Lake Loop 백패킹을 다녀 오신 뒤라
세 명은 Manzanita Ridge 벤치(4.9마일)까지만 가겠으니
나 혼자서라도 정상까지 다녀오라 하신다.
"그렇다면 저야 뭐...다녀와야죠"
12시 반까지는 점심 안먹고 기다리겠다고 하시니
그 안에 혼자 다녀 오려면 서둘러야겠다.
일어나 길을 재촉한다.
아무리 그늘이지만 제법 오르막도 있고
햇볕과 그늘이 들락날락 밀당 중이라 쪼까 덥다.
물 한병을 찔끔찔끔 아껴 마시면서 조심스럽게 초행길을 짚어간다.
좀 오르자니 실개천도 있는데 생수로 담기에는 깨끗하지도 않고 양도 애매하다.
산 허리를 한참 돌고 도니 다들 쉬어가는 곳인지 아늑하다.
이미 몇 명이 무리지어 쉬고 있는데 저 쪽에 한국 분들도 보인다.
오차드 캠프.
여기까지 3.4마일이나 왔을까.
지루하지도 그다지 힘들지도 않았지만
부쩍 부실해진 체력도 달랠 겸 체면 가리지 않고 벌러덩, 쉬기로 한다.
뒷 팀은 안 보이고
싸인판은 앞으로 3.5마일만 가면 윌슨 정상이란다.
그러면 일단, 점심 때 만나기로 한 Manzanita Ridge 벤치까지 가 보자.
벤치까지는 1.9마일 뿐이라서 쉽게 생각했는데
오르막에 땡볕이기도 해서 겁나게 지친다.
등산객도 점점 뜸하다.
목만 간신히 축이며 아껴 마시자니
단숨에라도 남은 물을 다 마시고 싶을 정도로
덥고 목이 마르다.
이성으로 꾹 눌러서 참고 만자니타 리쥐에 도착하니
아, 정말 <벤치>가 있다.
10시30분.
베낭을 내리고 발을 쉬면서 머리 속을 굴려본다.
왕복 3마일에 점심 때까지 2시간 남았으니
천천히 걸은대도 충분하겠다.
과일을 / 층층이 싸 와서/사이좋게 나눠먹는/ 옆에 젊은/ 부부가 / 엄청/ 다/ 부럽다.
그 마음과 베낭은 여기에다 두고
절반쯤 남은 물통만 들고 피크 향해 고고씽.
느낌상 0.9마일 정도 올라가니 소방도로가
나오는데, 헉.
팻말을 보니 믿어지지가 않는다.
숫자 표기가 모르는 사이에 바뀌기라도 했나?
쓰리쿼터 마일(0.75 mi)만 남은 줄 알았는데
1과 4분의 3마일, 그러니까 아직도 1.75마일 남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태 나는 뭘 올라온 건가.
분명 벤치에서 정상까지 편도 1.5마일이라고 했는데 1마일 오르고도 처음 거리보다 더 남았다고라??
뭘 잘못 기입했겠지,
합리적 의심을 하면서 소방도로로 접어든다.
그 사이 물은 3분의 1로 줄었다.
이제부터는 사방을 둘러봐도 그늘이라고는 없고
그저 타는 소방도로를 발로 타고 있는
나라는 인간 뿐이다.
와 덥다.
다시 벌러덩.
누구 사정 볼 것도 없고 큰 대짜(자)로 뻗는다.
누워서 오른쪽으로 보이는 안테나 산이 윌슨인지
왼쪽 안테나 산이 윌슨인지 모르겠다.
다시 그 벤치로 돌아가자니 늦었고
이제는 물을 위해서라도 올라가는 수 밖에 없다.
타는 길에
타는 목마름 뿐인데
아뿔싸, 소방도로가 갈라진다.
왼쪽은 철제문으로
막혀 있으니 아마도 오른쪽으로 가겠거니 짐작은 가는데 마침
터벅터벅 등산객이 내려온다
내심 확신은 있으면서도 말을 붙여본다.
사실,
아까도 산악 달리기 하는 부부를 붙잡고 물었었다.
뛰어 올라가는 것을 아까 분명히 봤는데 내려오는 그들과 벤치 아래께에서 또 마주친 것이다.
"너 어디까지 댕겨 오니?"
하도 빨리 댕겨 오길래 물어본 건데
올더웨이 댕겨 온다며 "올 더 웨이"를 강조 하길래
혹 벤치까지만 다녀온 건가 싶으면서도
쉽나보다 했는데
이 꼴이 뭔가. 나는 거진 탈진 아닌가.
인간이 반가운 김에 그를 붙잡고 폭풍 질문이다.
얼마나 걸리냐? 이리로 쭉 가다 보면 나오냐 ? 물은 있냐??
30분 걸리고 물은 있고 카페도 오픈한다고 한다.
힘이 나니 턱 트인 저 편으로 엘에이 빌딩들이 눈에 들어오고
마음이 놓이니 별 생각이 다 든다.
냉커피라도 타올 걸. 맥주도 좋고.
집에 그 많은 보온병에다가 물통 놔두고
쓰잘데 없이 옷만 꾸겨 넣고 이게 뭐람. 아휴 참말로.
막바지 걸음질에 자책이 터지는데
전기 회사 시설과 송신탑도 다가갈수록 윙윙 전자파 왕발산 중이다.
근디 뭐여 왜 아무도 없어.
사람이라고는 안 보이니 물어 볼 수도 없다.
마침 지나가는 차가 있길래
워러 파운틴이 어디 있는 줄 아냐?
헌데, 모른다네.. 뭐여 시방...
물은 이미 바닥난 지 오래.
"글먼 너 주차장 카페는 아냐? "
사 먹을 요량으로 물었더니 카페 주차장은 "쩌어기"란다.
아 다 왔구나. 가자.
넓은 주차장을 끼고 카페, 그리고 WATER 싸인까지도 보인다.
더 이상 반가울 수가 없다.
무명이 번뇌를 낳는다고 했던가.
여기에 생수를 두고도 당장 없고, 어디 있는지도 모르니 내내 목이 타고 애가 닳을 수 밖에.
시간을 보니 11시 50분.
너른 피크에서 감격적으로 물배부터 채우고
한숨 돌리기는 했는데
남은 시간은 고작 30분이다.
2.7마일을 무슨 수로 내려 간담?
오늘은 뭐 하나 딱딱딱 풀리는 게 없는 날 맞다.
카페 주차장에서 1분이나 쉬었을까,
무전기 켜고 내려 가면서
갈라지는 길이 나올 때마다 "그린그린" 불러 보지만 응답이 없다.
뒷 문 신작로 따라서 1마일.
좌회전 해서 소방도로로 0.5마일.
또 좌회전 해서 0.9마일 내려 오자니
드디어 무전기가 터지고,
한 바퀴 스위치백으로 도니
아, 아까 그 벤치에, 아까 우리 그린 산우들!
점심도 안먹고 기다리고 있다.
오메 반가운거.
참말로 이게 뭔 맘고생 몸고생인고...해 대던 온갖 타박은 다 녹아지고,
산토끼가 내주는 냉커피는 겁나게 꿀맛이고,
두고 간 베낭도 물론 안녕하시다.
나만 잠깐 그 몸부림 했을 뿐
세상은 끄떡도 없이 잘만 있다.
맛난 도시락에다가 내 무용담을 섞어 나누면서 비로소 알게 된 사연.
이 몸이 길을 소방도로로 잡아든 탓에
원래보다 왕복 2.4마일을 더 길게 돌아서 왔다는 것이다.
옴마야, 긍께 그 카페 주차장 가는 트레일이 따로 있었다고요?
편도 1.5마일이 2.7마일로 늘어난 사연을 이해하고 나니
허 참 사서 고생했구나...
그런데 느닷없는 성취감이 찾아 오면서
점심 후 하산길이 이리 가벼울 줄이야.
뙤약볕에 물 한 병으로 각인된
총 16 마일 마운틴 윌슨행을
여기에 이렇게 기억하여 남기면서
노파심에 당부 한마디 붙인다면,
여러분,
여름 산행은 물을 충분히 준비해서 갑시다!
끝
Total 44
| Number | Title | Author | Date | Votes | Views |
| 43 |
JMT 2024, South Lake to Whitney (글쓴이 : 라이언/ 박용연)
|
진선미 |
2024.09.30 | 0 | 1086 |
| 42 |
South Lake to Whitney, JMT Part 3/3 (-꼴찌의 걸음으로 JMT를 걷다. 1편-) by 솔이 (1)
|
GMCSC |
2024.08.22 | 0 | 1199 |
| 41 |
8 / 6 /2022 토요일, JMT 넷째 날 ( 글쓴이: 무타 ) (2)
|
진선미 |
2023.01.25 | 0 | 1760 |
| 40 |
8 / 5 / 2022 금요일, JMT 셋째 날 ( 글쓴이: 무타 ) (1)
|
진선미 |
2023.01.25 | 0 | 1515 |
| 39 |
8/4/2022 목요일, JMT 둘째 날 ( 글쓴이: 무타 ) (2)
|
진선미 |
2023.01.24 | 0 | 1730 |
| 38 |
8 / 3 / 2022 수요일, John Muir Trail / Mammoth ~ Tuolumne Medows / 첫째 날 (글쓴이: 무타) (1)
|
진선미 |
2023.01.24 | 0 | 1257 |
| 37 |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웠던 2022 JMT (5)
|
Candy Eunmi Kang |
2022.10.27 | 1 | 1384 |
| 36 |
6/25/2022 뙤약볕 Wilson, 물통 하나로 오르기 (2)
|
무타 |
2022.07.24 | 1 | 1287 |
| 35 |
그랜드 캐년 South Kaibab to Bright Angel trail (17. 1 miles) by 산토끼 (4)
|
GMCSC |
2022.07.04 | 1 | 1376 |
| 34 |
캘리포니의 첫 JMT - 2편 (4)
|
포니 |
2021.10.03 | 0 | 1415 |
| 33 |
캘리포니의 첫 JMT - 1편 (3)
|
포니 |
2021.10.03 | 0 | 1450 |
| 32 |
8/21/2021 Momyer Creek to Dobbs Cabin ( 3,123 ft, 12.9 mi) (2)
|
무타 |
2021.08.26 | 0 | 998 |
| 31 |
2020 JMT 를 마치고 ( Devils Pospile Red Meadow to South Lake via Bishop Pass 7박8일) (8)
|
Kevin Lee |
2020.08.14 | 1 | 1465 |
|
|
RYAN |
2020.08.16 | 1 | 1224 | |
| 30 |
눈 산행, Gaiter 의 중요성 (1)
|
Kevin Lee |
2019.12.04 | 0 | 1134 |
| 29 |
민평화님의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 3탄/ Kilimanzaro. Serengetii National Park> (1)
|
진선미 |
2019.11.24 | 0 | 1479 |
| 28 |
Cactus to Cloud ( San Jacinto Peak, 10,834 ft, 22 mi, 글쓴이 : 금수강산)
|
진선미 |
2019.10.13 | 0 | 1293 |
| 27 |
2019 JMT 를 다녀와서 ..8편 에필로그 (7)
|
RYAN |
2019.08.25 | 0 | 1270 |
| 26 |
2019 JMT 를 다녀와서 ..7편 다섯째 날
|
RYAN |
2019.08.25 | 0 | 1426 |
| 25 |
2019 JMT 를 다녀와서 ..7편 다섯째 날
|
RYAN |
2019.08.25 | 0 | 1258 |
| 24 |
2019 JMT 를 다녀와서 ..6편 다섯째 날
|
RYAN |
2019.08.25 | 0 | 1227 |


사진 삽입이 안되네요. 작동 되는대로 edit 하겠습니다.
가끔나오셔도 무등산타잔같이 펄펄나는 비결이 꼭 있으리라.. 낸 고거시 알고잡다.. 긴팔로..